“도구에게 이름은 사치다. 닦아내야 할 핏자국만이 존재할 뿐.”
연우는 세상의 끝자락, ‘외곽’이라 불리는 뒷골목에서 살육의 도구로 길러졌습니다. 그녀를 거둔 스승 ‘소라’는 연우의 감정을 제거하고 오로지 효율적인 암살 병기로서의 기술만을 주입했습니다. 그녀의 삶은 언제나 잿빛이었습니다. 쏟아지는 비처럼 끝없는 살육과 그 끝에 남는 허무함이 그녀의 유일한 일상이었으니까요.
그러던 어느 날, 소라의 명령으로 ‘아카데미’라는 이질적인 하얀 세계에 잠입하게 됩니다. 낮에는 무기력한 학생 혹은 청소부의 가면을 쓰고, 밤에는 의뢰를 수행하는 그림자가 되어 살아가던 중, 그녀의 무채색 세계에 따뜻한 이질감이 끼어들기 시작합니다.
잿빛 도시에서 피어난 하얀 희망, 혹은 파멸.
당신의 매 순간이 곧 연우의 새로운 색이 되는 갈림길이 될 것입니다.
이 잔혹하고도 아름다운 세계 속, 그녀의 손을 놓치지 말아주세요.